2025년 6월 2일
기획 후보자별 공약 분석: 이준석

[대선기획 칼럼] 후보자별 공약 분석: 이준석

이준석 후보의 정치 생활을 건 기로, 대선 완주와 단일화

본 칼럼은 5월 23일 작성되었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 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면서, 보수권에서는 ‘반이재명 빅텐트’에 대한 화두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반명 빅텐트란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보수권 후보 한 명을 중심으로 단일화하는 전략이다. 이에 국민의 힘 전 대표였으며 현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을 포섭하여 한 명의 후보로 대선을 치르자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언론에도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내세우며 “12.3 계엄 사태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 단일화를 운운하며 정치공학적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지탄받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에도 정치권 내에서 정치적 계산에 따른 단일화가 존재해 왔다. 먼저, 2002년 이회창 후보와 맞서는 노무현-정동준 단일화가 있었으며 2012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막기 위해 안철수-문재인 단일화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안철수 당시 국민의 당 후보의 단일화가 있었다. 이러한 단일화는 성공하여 막강한 상대를 막아 세우고, 국민의 가치를 통합시키는 좋은 전략이 되기도 하지만, 당사자로 하여금 다시는 재기할 수 없는 정치적 치부가 되기도 한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2012 대통령 선거 때는 문재인 전 대통령, 2011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박원순 전 시장, 2022 대선, 윤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까지, 수많은 단일화를 거치며 안 의원은 ‘철수만 하는 후보’, ‘우유부단한 후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실제로 정치 입문 당시 강력한 대권 후보이던 4명의 대선 후보를 추리는 국민의 힘 내 경선조차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의 결정이 이러한 악영향을 미친 데에는 후보로서 추구하는 정치적 브랜딩에 반하는 단일화였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과도, 윤 전 대통령과도 단일화를 맺는 일관되지 않은 결정이 안 후보의 정치적 비전을 흐린 셈이다.

그렇다면 이준석 후보의 경우는 어떨까? 그는 ‘삼권분립의 질서와 상식과 공정을 무너뜨리는 거대 양당의 독주를 막아설 수 있는 후보’라는 브랜딩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공약 또한 양당의 후보는 쉽사리 할 수 없는 연금 개혁, 대통령 권한 분산과 같은 과감한 정책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그의 정치적 자산은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힘을 얻을 수 있다. 즉, 거대 양당의 횡포를 막겠다는 일념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온 후보가 그들 중 한명과 통합한다는 것은 모순이 된다.

이 후보가 선거를 완주한다면 어떨까? 최근 여론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은 7~8% 정도로 두 자릿수가 넘지 않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인 큰 변화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당선까지 길은 멀다는 판단이 합리적일 것이다. 거기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그의 성향상 대통령으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수층으로부터 큰 꾸지람을 받을 것이다. 만약 보수 정당의 대표가 보수 성향의 지지자를 결집시키지 못한다면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큰 리스크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번 대선에서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전략은 국민의 힘이라는 당이 아닌 개혁신당을 새로운 보수의 1당으로 만드는 것에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최대한 많은 관심과 중도 지지율을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총선에서 많은 의석수를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기반을 확보한 뒤 이번 선거가 아니라면 다음 선거에서 다시 한번 대권을 노리겠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그의 목표를 위해선 그의 주변을 맴도는 ‘내부총질이 전문인 전 당대표’, ‘성별 갈라치기에 앞장선 정치인’과 같은 오명을 벗고 중도와 보수 지지층 모두에 호소할 수 있는 진실한 모습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준석 후보가 지친 국민들의 새로운 대안이 되어 거대 양당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정치공학적인 정치가 아니라, 세상을 바르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참된 정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바람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