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에세이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들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들 

「K자형 성장의 그늘, 청년에게 닥친 현실」을 읽고

“고용률 역대 최고치.”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취업 시장이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그 최고치가 청년의 이야기이기도 한가.

바로 그 간극을 파고드는 기사다. 전체 고용률은 63.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청년(15~29세) 평균 고용률은 45.13%로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대 고용률이 60대 고용률을 밑돌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사회에 막 발을 내디뎌야 할 세대가 은퇴 연령에 접어든 세대보다 노동시장에서 더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다.

기사는 이 현상을 단순한 경기 부진이나 개인 역량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시장 잔류, 기업의 경력직 채용 확대 기조, 제조·건설업 고용 부진이 동시에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면서, “청년이 왜 취업을 못 하냐”가 아니라 “노동시장이 왜 청년을 배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느냐”로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특히 대기업 신입 채용 중 28%가 이미 경력자였다는 조사 결과를 통해, 경력을 요구하면서도 경력을 쌓을 기회는 주지 않는 노동시장의 모순을 데이터로 명확히 짚어낸다. 청년 고용 문제를 개인의 실패가 아닌 사회 구조의 실패로 규정하는 이 시각 전환이 이 기사가 단순한 현황 보도를 넘어서는 지점이다.

기업의 경력직 채용 확대를 구조적 문제의 한 축으로 지적하지만, 기업이 왜 그 방향으로 움직였는지에 대한 분석이 빠져 있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채용 비용 절감, 즉시 전력 확보, 불확실한 경기에 대한 대응이라는 기업 논리를 함께 짚었다면 비판의 설득력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해법으로 제시한 국가 주도의 청년 초기 경력 설계와 중소·지역 일자리 질적 개선도 방향은 옳지만, 해외 사례나 구체적인 제도 설계가 뒷받침됐다면 결론의 무게가 달라졌을 것이다. 또한 ‘쉬었음’ 청년 40만 명이라는 수치를 제시하면서 자발적 이탈과 비자발적 이탈을 구분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숫자의 무게만큼 맥락이 따라왔다면 독자가 실상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MZ 세대 에디터인 나 역시 이 문제 앞에서 자유롭지 않다. 마케팅과 전략기획에 관심을 두고 관련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청년의 이야기를 직접 글로 풀어내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혀가는 이 과정이 결국 같은 노동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한 준비라는 것을 잘 안다. 취업난 앞에서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만큼, 내가 어떤 방향으로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을 정확히 아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 세대에게 필요한 가장 현명한 선택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김세희 에디터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