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7일
경제경제일반K자형 성장의 그늘, 청년에게 닥친 현실

K자형 성장의 그늘, 청년에게 닥친 현실

고용률 최고치, 청년에게는 그림자일 뿐···

2025년 정부가 발표한 고용 지표만 보면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 해 10월, 국가데이터처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은 6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회복과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증가가 주요 배경이다. 정부는 이를 두고 “고용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 수치가 모든 세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청년층들은 ‘최고치’라는 말에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이미 구조적으로 하락세가 굳어졌다. 지난 해 1~10월 청년 평균 고용률은 45.13%로, 2022년 이후 3년 연속 지속 하락했으며, 월별로 보면 18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쉬었음’ 상태로 분류된 청년은 40만 명을 넘어섰으며, 체감실업률은 16.1%로 일반 실업률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겉으로는 고용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청년들이 느끼는 현실과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 이를 단순히 경기 부진이나 개인 역량 부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산업 구조와 인구 구조의 변화, 노동시장 관행, 경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소위 3D 산업이라는 제조업과 건설업은 여전히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서비스업의 경우 양적으로는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분명 한계있다. 여기에 은퇴 연령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계속 머물고, 에코세대가 반복적으로 구직과 이직을 이어가면서, 사회에 막 진입한 20대는 가장 먼저 경쟁시장에서 끝으로 밀려난다.

20대 고용률이 60대 고용률을 밑도는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지난 9월과 10월 20대 고용률은 각각 60.7%, 60.2%로 60대(61.1%, 60.8%)보다 낮았다.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청년이 노동 생태계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채는 줄고 수시 채용이 늘었다. 이는 경력직 선호를 우선으로 하는 생태계가 고착되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대졸 신입 중 28%가 경력직이었다는 조사 결과는, 청년에게 경력을 요구하면서도 반면 그 경력을 쌓을 기회는 제공하지 않는 구조적 모순을 보이고 있다.

청년층의 장기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5월 기준, 최종 학교를 졸업한 지 1년 이상 미취업 청년은 46.6%, 3년 이상 미취업 청년은 18.9%였다.

특히 고학력 청년에서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하다. 구직 활동을 6개월 이상 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11만 9천 명으로,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 중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는 2만 2천 명에 달한다. 단순한 취업난을 넘어, 청년들의 장기적인 기회 상실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 발표에서 “K자형 성장의 그늘이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겉으로는 경제가 성장했지만, 그 기회와 과실이 청년의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취업 문제와 더불어 저출산 문제까지 도미노처럼 이어지며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 동력을 위협하는 복합적 국가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청년이 왜 취업을 못 하느냐가 아니라, 노동시장이 왜 청년을 배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경력직 쏠림을 완화할 청년 초기 경력을 국가가 책임지는 과감한 일자리 설계, 중소·벤처·지역 일자리의 질적 개선 없이는 이러한 흐름은 되돌리기 어렵다. 단순한 ‘청년 지원금’이나 ‘인턴 프로그램’으로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20대 인구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청년 취업자는 이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실패를 의미한다. 청년들이 장기 실업과 반복된 좌절 끝에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다면, 그 대가는 결혼과 출산 포기, 그리고 만성적인 저성장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청년층의 기회 상실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장기적 손실을 의미한다.

고용률 최고치라는 숫자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점진적 보완이 아니라, 출발선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결단이다.

우리는 이제 수치 뒤편의 청년들을 바라보고,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며, 그것만이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적 활력을 회복하고, 다음 세대가 희망을 갖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객원 필진 석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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