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년 세대의 젠더 갈등 인식이 온라인 논쟁을 넘어 방송과 웹 콘텐츠를 통해 일상 문화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사회 속 숨겨진 편견과 오해를 드러내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이해의 물꼬를 트는 기획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기도 했고 때때로 잘린 클립과 짤방 형태로 특정대사와 장면이 유통되며 원래의 의미와 맥락이 변질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젠더 논쟁의 불씨로 활용되며 혐오 발언과 비하가 덧입혀지기도 했다. 미디어의 구조적 속성과 높은 연결성이 있었다. 젠더 뉴스와 콘텐츠는 높은 조회수와 댓글 반응을 보장하는 행동유동성으로 기능하는데, 젠더 이슈가 등장하면 언론은 갈등을 양극화하고, 플랫폼은 이를 노출하면서 참여와 소비를 유도한다. 단순히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이 아닌 혐오와 갈등을 경제적 자원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양면성을 볼 수 있었다.
분열되고 있는 사회, 심화되는 갈등
오늘날 젠더 갈등은 점점 악화되고 있으며 갈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분열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남성과 여성 각 성별 집단이 충돌하며 갈등이 확대되는 사례를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혐오 단어를 사용하며 서로를 조롱하기도 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충돌 사례를 이용하여 논쟁을 부각하고 자극적인 제목과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조회 수를 늘리려는 언론기관의 태도는 사회적 불신을 키우고 있다. 유튜브의 썸네일에 혐오 표현을 그대로 삽입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영상시청을 유도하고,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은 영상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폭력사태를 편집 없이 내보내는 언론 기관이 존재했다. 이러한 언론 기관의 태도는 젠더 갈등의 본질적 문제를 짚고 이에 대한 해결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것보다 남성과 여성의 대립 구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은 분열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언론기관의 책무는 무엇인가?
언론은 공정성을 추구해야한다. 그리고 동시에 객관성을 확보해야한다. 한쪽에 치우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언론은 젠더갈등을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문제인식 차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제도 개선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사회의 갈등을 조율하고 해소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다리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우리 사회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성과 동등한 남성 출산휴가 보장이나 직장 내 여성과 남성의 임금차이 해결과 같이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또한 단순히 갈등 사례를 보도하고 사실을 전달하는 창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젠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은 사회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이 가지고 있는 갈등과 편견을 해소할 수 있도록 균형잡힌 담론을 제시하여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기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편향, 그리고 고정관념이 보도 과정에 개입되지 않도록 언론 내부에서의 성인지 감수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및 취재 과정에서의 성평등 가이드 라인 마련이 필요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강제되어야 한다.
언론보도의 방향성 그리고 개인의 책무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과 같은 개인 미디어도 사회적 여론 형성에 대하여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놓고 벌어진 반대 시위에 대하여 개인 미디어에서 많은 충돌이 일어난 것을 볼 수 있었다.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보고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개인적인 의견과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혜를 많이 받아오지 않았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를 자신의 개인미디어에 업로드하는 사람도 있었다.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시위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는데, 이로 인해 시위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충돌도 다수 존재했다. 이러한 개인 미디어에서의 충돌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혐오발언과 혐오 단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갈등이 극대화 되기도 하였다. 개인 미디어가 여론 형성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지게 된 만큼, 자극적인 발언과 내용으로 갈등을 조장해서는 아니되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 사용자들이 한쪽으로 편향된 언론 보도와 자극적으로 작성된 기사와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수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들이 반드시 지원해야한다.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은 언론과 시민 사회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토론의 장소를 제공해야한다.
젠더 갈등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미디어가 갈등을 극대화 시키고,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젠더 갈등의 해결을 위해 각 성별의 다른 입장을, 목소리를 전달하고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다면 언론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공감과 소통을 촉진하는 기관” 으로서의 사회적 신뢰를 얻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개인 역시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단순히 자극적인 장면을 위해 앞뒤가 잘라진 클립의 일부 또는 내용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 프로그램이 전달하려는 본질적인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4주차 원고작성: 정여진
- 데이터 조사: 정여진, 한지은, 조현채
- 팩트체크: 정여진, 한지은, 조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