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6일
오피니언에세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고정관념

[공감일기]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고정관념


본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생성되었습니다. | 출처: DALL·E, ChatGPT-4o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노인들에 대한 편견이 그렇다. 대부분의 노인은 ‘꼰대’일 것이라고 규정한다.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의 2021년 조사에서 설문을 통해 20,747건의 인터넷 댓글을 분석한 결과 노인 혐오 표현으로 ‘노인네, 틀딱, 꼰대, 할배, 할매, 개돼지, 늙은이’ 등의 순서로 상위 빈도수를 차지했다. 설문 결과 2030, 4050 세대 등의 모든 세대에서 이러한 노인 혐오 표현을 들은 적 있다고 답했다. 우리는 그들과 열린 대화는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며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24년 12월 23일 기준 1,024만 명을 돌파한 노인 중 모두가 ‘꼰대’일 수는 없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0%가 넘어가는 노인 인구 전부가 대화가 안 통하는 ‘독불장군’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일찍이 그들을 규정하고 차별한다. 전체 인구 중 2할을 차지하고 계속해서 증가하는 노인들의 진출을 방해한다. 2021년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차별 수준은 OECD 15개국 중 2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별의 예는 우리 삶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키오스크 도입으로 중장년층은 음식점에서의 주문에 애를 먹고 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했던 2019년에는 방역을 위한 QR 코드 출입이 서투른 탓에 외출에 제약이 생겼다.

‘꼰대’가 아닌 노인

한 노인은 지하철을 무임으로 승차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일말의 죄책감이 일어 대중교통 이용을 멀리한다. 귀가 어두워져 대화에 어려움이 생긴 한 어르신은 자신이 폐가 될까 외출을 자제하기도 한다. 인생을 먼저 겪어본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고 싶지만 ‘꼰대’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무시할까 청년들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매일 스타벅스에 가서 좋아하는 커피를 시키고 책을 읽는 멋쟁이 신사도 있다. 젊은 사람들도 주문하기 어려워하는 써브웨이에서 자신의 샌드위치 조합을 편하게 주문하는 분도 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노인의 정의는 65세 이상의 인간을 뜻할 뿐 다른 어떤 것도 대표하지 않는다. 그들을 부르는 꼰대, 틀딱과 같은 표현은 곧 인생의 고난을 겪고 난 황혼기의 우리가 겪어야 할 업보가 된다. 우리는 그들의 사정을 모른다. 아들과 딸의 뼈아픈 잔소리를 모르는 체하는 노모는 고집을 피우는 게 아닐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며 시야는 좁아지고 귀는 제 기능을 못 하는 자신의 처지가 서글프기에, 늘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자식들에게 부담을 줬다는 미안함에 마음속에 단단한 벽을 세운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따가운 눈초리를 거두는 것뿐이다. 나라의 기틀을 세운 역군들의 휴식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면 충분하다. 사춘기 때의 이유 없는 짜증과 고집을 사랑과 애정으로 보살펴 준 그들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다고 생각하는 작은 관용 정도가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