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5일
오피니언칼럼안동시 시험지 유출사태: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을 우리는 잃었다.

안동시 시험지 유출사태: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을 우리는 잃었다.

본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생성되었습니다. | 출처: DALL·E, ChatGPT-4o

새벽에 발생한 시험지 도난 사건

시험기간 중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해 시험지를 빼돌리려 한 기간제 교사가 구속됐다. A씨는 학부모 B씨와 지난 4일 오전 1시 20분쯤 안동시의 한 고등학교에 무단으로 출입했으나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한 교내 경비 시스템에 의해 체포되었다. 법원은 교사 A씨에 대하여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부정처사후수뢰, 건조물침입, 업무방해이며 영장전담판사 박 씨는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4일 오후 A 교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되었다. 혐의는 부정 처사 후 수뢰, 건조물침입, 업무방해다. 박민규 전담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며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또한 지난 해까지 해당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던 A 교사는 현재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학부모 B씨와 기간제 교사 A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확인하였고, 추가 피해는 없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북도교육청은 B 씨의 자녀가 고등학교 입학 때 부터 줄곧 전교 1등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내신 전교 1등 학생의 학부모와 전직 기간제 교사가 함께 학교에 침입하여 시험지를 훔치다가 적발된 사건은 많은 학생들의 대입과 연관되는 만큼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해당 학교는 B 씨의 자녀의 점수를 모두 0점 처리하고 퇴학을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내신 제도의 허점, 교사에 대한 불신

이 사건에 대하여 이 칼럼을 작성하고 있는 본인의 의견을 밝혀보고자 한다. 시험지 유출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전교생 100명 규모에 불과하다고 밝혀진 바 있다. 학년별 학급이 2~3개로 지역사회에서는 주변 중학교 학생들이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일부러 하향으로 지원하는 학교라고 알려진다. 현행 대학입시의 경우 내신과 정시로 나눠져있어 수능이 아닌 학교 생활을 기반으로 한 내신점수를 바탕으로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경우 시험 점수가 중요하다. 이에 주거지와 거리가 멀더라도 유리한 경쟁을 위해 먼 거리를 통학하거나, 기숙사에 입소하여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도 있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하향으로 지원하는 학교로 알려진 만큼 많은 학생들이 시험점수를 잘 받기 위해,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온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불신 그리고 현행 제도에 대한 불공평함으로 인해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은 많은 학생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과 학생들이 믿고 의지하는 교사가 돈을 받고 많은 학생들의 꿈을 짓밟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학교와 교육자들에게 묻고 싶다. 자녀의 높은 성적을 위해 금품을 제공하고 시험지를 받은 부모와 금품을 받고 시험지를 유출한 교사에게 엄중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를 짓는다면, 분명 또 다른 누군가가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이와 유사한 사례가 우리 사회에서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엄중한 처벌과 책임을 지도록 하여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물레방아처럼 반복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시험은 대입을 위한, 고등학교 시기에만 보는 시험 그 뿐이다. 그러나 미래에 사회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을 키우는 교육 환경은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수단이 잘못되어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교육의 방향성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학생들에게 공정과 양심의 무게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하여,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하며 그러한 나의 행동은 잘못될지라도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아간다. 이러한 것들에는 사회의 책임도 분명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되돌아 봐야한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분위기, 성적을 대하는 사회 전체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윤리와 정직보다 성적이 우선인 분위기 속에서, 누가 떳떳한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정직하게 노력한 학생들이 피해자가 되는 구조라면, 결국 우리 교육이 무너지는 것이다. 교육은 단지 지식을 암기하여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정직하고 행복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학교에서 교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