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일
오피니언칼럼죽음의 검은그림자: 사이버 렉카

죽음의 검은그림자: 사이버 렉카

본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생성되었습니다. | 출처: DALL·E, ChatGPT-4o
사이버렉카화 되어가고 있는 SNS

고(故) 김새론 관련 폭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늘은 또 무엇을 폭로하고 왜곡해서 저를 살인자로 몰아갈지 두렵다.” 이는 유가족 측으로 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폭로를 이어 가고 있는 가로세로 연구소를 상대로 한 말이다.

가로세로연구소 (이하 가세연)은 고(故) 김새론의 유가족에게서 자료를 받아 대중들에게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만남을 가져왔고, 김수현이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을 사회에 폭로한 단체이다. 유가족의 입장에서는 많은 언론들에게 이를 알렸지만 묵살했고, 가로세로연구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세연에서 공개된 정보로 많은 언론에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세연은 정치적으로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연예인들을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라며 음모론을 펼쳐 많은 연예인들의 명예를 훼손시킨 기관인 만큼 신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증거인만큼 공개의 필요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김수현을 향한 비판의 선이 빠른 시일내에 자살했으면 좋겠다는 글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자제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가로세로 연구소에서 공개된 자료들은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다음 카페, X, 인스티즈, 블로그 등 많은 매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고(故) 김새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일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김수현이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사이버렉카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인다.

사이버 렉카의 명예훼손

“사이버 렉카란,”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현장에 사고 즉시 출동하는 견인차처럼 유명한 사람들에게 사건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여 조회수를 올리고 그 조회수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사이버렉카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예를들어 유튜브 계정 “탈덕수용소”를 들 수 있는데,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장원영을 포함한 많은 연예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허위 영상을 제작했고, 23차례에 걸쳐 유튜브에 허위 영상을 게시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내용의 경우에도 과장하여 영상을 제작하여 공개하기도 했으며 주내용은 외모 비하를 비롯한 모욕적인 내용들이었다. 이 행위로 2억 5,000만 원의 수익을 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의적 비방 영상으로 많은 연예인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있던 와중에 장원영이 2022년 11월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와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를 제기했다. 장원영의 소속사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서 구글에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정보를 요청했고, 캘리포니아 법원은 디스커버리 제도에 의하여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의 신상을 공개하도록 명령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당사자들이 재판 전에 증거를 상호 공개하는 절차로 각종 서류와 전자기록, 이메일 등 사건과 관련된 자료 요청과 제공을 강제하는 제도이다. 디스커버리제도 덕분에 장원영 소속사는 법적 대응에 필요한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법원은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려 탈덕수용소가 장원영에게 1억원을 배상하도록 하였다.

장원영을 선례로 BTS 정국, 뷔, 강다니엘을 포함한 많은 연예인들이 구글에 정보 요청을 하였고,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형사 소송과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많은 사건들이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덕수용소는 단순히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유료 회원제로 채널을 운영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극적인 영상 제작과 썸네일 제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허위 사실을 유포한 만큼, 더 엄중하게 처벌되어야 하고 소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탈덕수용소 뿐만아니라 가로세로연구소와 같은 많은 사이버 렉카 채널들이 운영되고 있고, 지금도 이 채널들은 많은 유명인들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

선을 넘어선 조롱과 악플은 정당화될 수 없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고인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것은 사실이며 연루된 배우의 행동들이 잘못된 것은 맞다. 그러나 이에 연루된 배우의 행동과, 잘못한 일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넘어선 인신공격, 명예훼손을 포함한 수많은 조롱과 악플은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로 인하여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 많은 사이버렉카 계정들이 등장하면서 양 당사자의 주장이 충돌되는데도 불구하고 증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이버 렉카와 다를 바 없는 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댓글로 사람이 죽었던 일이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은 한 사람을 상대로 하여 물어뜯고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대중들이 알아야 할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확산시키는 것을 막아야 하고, 사이버 렉카와 다를 것 없이 댓글과 게시물을 남기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의 역할과 수용하는 독자의 태도는?

언론은 사실만을 전달해야 한다. 본인에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과장하여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며 사이버 렉카 계정으로부터 나오는 정보의 경우, 여러번 사실 확인을 걸친 정보만을 이용해야할 것이다. 사실을 전달함에 있어서 중립을 지켜야 하고, 자극적인 글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독자들도 언론이 보도하는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기보다는 해당 보도 내용이 사실 확인이 된 정보인지 의심하고 교차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이버 렉카의 경우 자극적으로 보도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조회수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이버 렉카를 소비하는 것을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